영국에서 전통적으로 민간이 사용해온 '가이 포크스' 가면은 1980년대 나온 그래픽노블(graphic novel, 만화형태의 소설)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 벤데타는 '피의 복수'라는 뜻)'에서 주인공 '브이(V)'가 썼고, 이 작품을 토대로 2006년 미국에서 동명의 영화가 제작돼 배포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가이 포크스는 영국에서 왕이 교회의 수장이 되는 성공회가 수립된 뒤(1534년 수장령) 가톨릭 교도들에 대한 탄압이 심해진 상황에서 가톨릭 신자들이 당시 스코틀랜드와 영국의 왕이던 제임스 1세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화약음모사건(Gunpowder Plot)'의 가담자였다.

음모자 중 누군가가 가톨릭 신자인 한 상원의원(Lord Monteagle)에게 익명으로 조심하라며 보낸 편지가 왕에게까지 전해지면서 11월 5일 이른 시간에 웨스터민스터 궁 지하실에 대한 수색이 벌어졌고, 장작 더미에 가려진 폭약통 36개를 홀로 지키고 있던 가이 포크스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존 존슨'이라는 가명을 댄 그는 '그 많은 폭약을 가지고 뭘하고 있었느냐'는 조사관의 질문에 "너희 스코틀랜드 거지들을 고향 산으로 날려 보내려 했다"고 대답했고, 이에 감탄한 제임스 1세 왕은 그를 '로마인의 기개(a Roman resolution)'를 가진 인물로 묘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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