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는 도스토옙스키가 그 유명한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발표한 다음 해에 발표한 풍자적이고 희극적인 단편으로서, 그의 다른 장편들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현대 독자들에게도 실소를 유발시킬 만큼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이 작품을 본래는 <기이한 사건, 혹은 아케이드에서의 돌발적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세기(Epokha)》지에 연재하기 시작했으나, 잡지가 폐간되면서 미완성으로 끝낼 수밖에 없었다. 평범한 관리 이반 마뜨베이치가 전시장의 악어를 구경하다가 그 악어에게 잡아먹히지만, 죽지 않고 뱃속에 웅크린 채 자신이 생각하는 완벽한 사회 체계를 설계해 나가게 된다는 내용의 이 단편은, 다소 황당하지만 그럼에도 놀라운 사실성으로 독자를 강하게 끌어들인다. 우습고 비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인간 이성의 우스꽝스러움, 고답적인 완벽성에 대한 냉철한 풍자가 빛나는 이 단편은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한번쯤 읽어보아야 할 필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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