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음악에서는 항상 본질이나 실상만큼 스타일이 중요하다. 1981년 MTV의 도래로 판도는 후자 쪽으로 더 기울었다. 이 흐름을 타고, 맨 윗아웃 햇츠, 혹은 바우 와우 와우 등의, 재능 면에서 비록 부족하지만 다채로운 개성을 가진 존재들이 스타로 등극하게 된다. 컬처 클럽이 내놓은 앨범 〈Kiss to Be Clever〉는 히트작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이 앨범에서 대중은 스타일과 본질이 균등한 뮤지션을 만나게 된다.

이 런던 출신의 밴드는 남녀 양성의 특징을 자랑하는 패션 아이콘 보이 조지의 리드로(그는 바우 와우 와우의 이전 멤버였으며 당시 루테넌트 러시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 뉴 웨이브 레게, 블루 아이드 소울의 혼합물을 연주했다. 그런데 이 혼합체가 과연 시장성이 있었을까? EMI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데모 값을 지불한 후 그들은 그룹을 결국 다른 레이블에게 보낸다. 하지만 버진 레이블은 달랐다. 도박을 해보기로 마음먹은 버진 레이블은 이 그룹과 계약한다. 하지만 첫 두 싱글, “White Boy”와 “I’m Afraid of Me”는 자리를 잡지 못하고 허우적거리기만 했고, 그들이 이 판에서 이길 확률은 희박해 보이기만 했다.

하지만 3번째는 꼭 이루어지는 법이다. 듣기 편한 ‘아일랜드 그루브’와 조지의 조용하고 소울적인 보컬로 “Do You Really Want to Hurt Me”는 세계적인 히트 곡이 된다. “사람들이 저에게 얘기했죠.” 조지는 NME인터뷰에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Do You Really’가 무엇에 대한 이야기죠? S&M에 관한 건가요? 정말 완전 어이가 없었죠. 미국에서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그것 때문에 웃었어요, 왜냐하면 전 그저 제 방식대로 기본적 감정에 대해 노래를 쓸 뿐이거든요.”

컬처 클럽은 결코 “Do You Really Want to Hurt Me”가 정형화한 틀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않는다. 현대의 등불 같은 이 노래는 컬처 클럽이 선사한 최고의 인기 곡들 중 하나로 남아 있으며, 〈웨딩 싱어〉(1998)나 〈슈렉〉(2001) 등의 영화에도 삽입되면서 후세에게 고이 전해내려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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