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안타까운 재능이 사그라졌다. 21세기에 들어 출현한 디바들 중에서 단연 돋보였던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7월 23일(현지시간) 27세의 나이로 숨진 것이다. 고전에 대한 뛰어난 해석능력으로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았기에 충격보다는 아쉬움이 더 큰 죽음이었다. 단 두 장의 앨범만으로 1960년대의 소울 장르를 완벽하게 복각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2006년 발표한 < Back To Black > 앨범으로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다섯 개 부문의 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죽음은 그녀를 일찍이 주시했던 팝 마니아들에게 이미 예정된 결과처럼 받아들여졌던 것도 사실이다. 역설적이게도 인생의 최전성기에 접어들었을 무렵부터 이해할 수 없는 괴행으로 타블로이드지의 헤드라인을 장식해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폭력적인 성향과 음주, 약물중독이었다. 전 남편인 블레이크 필더 시빌과의 부부싸움 직후에 유혈이 낭자한 몰골의 사진이 지면을 통해 여과 없이 흘러나왔다. 만취한 상태로 무대에 오른 나머지 가사를 잊어버린 탓에 야유를 받으며 공연이 중단되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그래미 시상식에서는 정작 상을 받아야 할 주인공이 약물소지 등의 전력 때문에 미국에 입국할 수 없어 이원 생중계로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웃지 못할 촌극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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