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과학자들은 신경계통이 없는 단세포 생물 ‘점성 곰팡이균’의 일종인 ‘황색망사점균(Physarum polycephalum)’이 무해하지만 스스로에게 혐오스러운 물질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이를 다른 개체에게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같은 발견은 정교한 관찰 덕분에 가능했다. 먼저 연구진은 한 개체가 6일 동안 염분이 있는 환경을 통과하도록 만들어 소금에 익숙해지도록 했다. 그런 뒤 개체 내부 소금 농도를 측정했다. 그러자 일반적인 개체보다 10배나 넘는 염분이 체내에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체내 염분 농도가 높은 개체를 중성 환경에 두고 이틀 동안 흡수한 염분을 배설하는 과정에서 염분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리는지 관찰했다. 개체 간 융합을 통해 혐오 물질 정보를 교환한다는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개체에 직접 소금 용액을 주입해 ‘기억’을 형성시켰다. 2시간이 지나자 해당 개체는 6일 동안 염분이 있는 환경에 노출된 개체와 동일하게 행동하는 특성을 보였다. 분석 결과 황색망사점균 개체는 환경조건이 악화되면 활동성이 없는 휴면 상태에 돌입했다. 연구진은 개체가 소금에 익숙해져 휴면기에 돌입하기 전 흡수된 소금에 대한 정보를 저장하고 한 달 동안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혐오물질이 황색망사점균과 같은 단세포 유기체에도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황색망사점균이 여러 개의 혐오 물질을 동시에 기억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까지 개체들이 혐오성 물질에 익숙해질 수 있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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