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는 아악(雅樂)의 팔음(八音) 중 목부(木部)에 드는 타악기로, 호랑이가 엎드린 모양을 한 악기이다. 아악 연주에서는 주로 음악의 종지(終止)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어는 무엇을 막는다는 뜻의 ‘어’와 의미가 통하며, 악기를 쳐서 음악을 끝마치는 관습에서 비롯된 명칭이다. 다른 이름으로 ‘갈’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호랑이 등에 부착된 톱니를 채로 ‘드르륵’ 긁을 때 나는 소리가 중국어의 ‘갈’자 발음과 비슷한 것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어는 고려 시대 대성 아악에 편성되어 들어온 이후 아악 연주에 사용되어 왔는데, 현재는 <종묘제례악>과 <문묘제례악>에 편성된다. 특경과 박, 북 등 제례악의 악지(樂止)를 연주하는 타악기와 어울린다. 어를 치는 수평적인 동작은 축의 수직적 동작으로 열었던 땅과 하늘을 다시 맞닿게 하여 음악을 그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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