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국회의사당 앞 다뉴브 강변에는 신발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쇠로 만들어진 신발들은 주름이 접히거나 구겨 신은 흔적, 끈이 풀려 널브러진 형태나 낡아서 찢어진 부분 등을 실감 나게 표현해 놓았다. 헝가리의 영화감독 캔 토게이(Can Togay)의 제안으로 헝가리 출신 조각가 귈라 파우(Gyula Pauer)가 만든 조형물이다. 노동자의 낡고 오래된 작업화, 회사원의 반듯한 구두, 잘빠진 여자의 하이힐, 한 짝만 남아 뒹구는 운동화, 그리고 희생된 어린아이의 신발까지, 모두 60켤레의 조형물이 강가에 설치되어 있다. 안내판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게 학살된 유대인 희생자들을 기념해 2005년 4월 16일 건설한다는 설명이 적혀 있다. 당시 나치가 이곳 강가로 유대인들을 데려와 신발을 벗게 한 뒤 총살 후 강에 시신을 던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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