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는 '여신의 도시'이다. 아테네라는 이름이 신(theos)의 여성형에서 유래하였기 때문이다. 이 도시를 수호하는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이 있는 존재는 바로 아테나(Athena) 여신이다. 아테네가 아테나 여신의 도시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스의 다른 도시들과는 달리 아테네는 도시와 수호신의 이름이 동일하다. 고대 아테네인들은 아테나 여신이 자신들의 도시를 수호해준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도시의 가장 높은 언덕인 아크로폴리스에 아테나 여신의 집을 마련하였다.

그리스인들은 모든 신들에 대해 소홀히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모든 신은 각기 자신의 고유한 영역이 있고, 인간의 모든 삶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여러 도시들뿐만 아니라 에게 해의 섬들과 소아시아의 여러 도시들을 방문할 때 아크로폴리스에서 아테나 신전을 보기는 어렵지 않다. 아테나 여신의 수많은 별칭들 중 '도시국가의 수호자'를 의미하는 아테나 폴리아스(Athena Polias)가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특히 아테나 여신이 도시국가를 보호해준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수많은 도시국가들이 아테나를 숭배했던 것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아테나 여신의 존재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그리스에서 아테나 여신을 종교적으로 숭배하는 사람을 찾기는 어렵다. 고대 올륌포스 신들은 모두 죽었고 현재 그리스에는 유령만이 돌아다닐 뿐이다. 그리스인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종교심이 깊은 민족이다. 그들은 과거의 올륌포스 신들 대신에 기독교의 신을 믿고 있다. 오늘날 그리스인들은 그리스정교를 믿으며 살아간다. 그리스에서는 그리스정교 신자가 되지 않으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그리스정교의 영향이 침투해 있다. 그러나 현대 그리스인들의 삶은 오히려 고대 그리스 신들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조상들이 남겨놓은 유적들과 유물들을 바탕으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아테네라는 도시는 누가 수호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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