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는 멋진 동물이다. 황지우 시인의 ‘나는 너다’란 시에서 낙타는 아무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거침없는 발걸음으로 내딛는 멋진 동물로 묘사된다. 시인은 사막의 모랫길을 걸어가고 있는 낙타를 ‘길은 가면 뒤에 있다’란 표현으로 이 인내심 많은 동물을 상찬했다. 모래사막을 내딛는 낙타의 힘찬 발걸음에서 우리는 모험적인 인생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바람에 떠밀려 새 날’이 떠오를 때까지 밤 새워 사막의 모랫길을 걸어갔던 낙타에게 시인은 ‘모래 박힌 눈으로 동트는 지평선을 보아라’고 노래한다. 실제로 낙타는 눈꺼풀이 3개여서 모래 폭풍 속에도 동트는 지평선을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이집트의 고도(古都) 아스완에서 콥트 기독교 수도원 유적지가 있는 사하라 사막으로 낙타를 타고 가본 경험이 있다. 낙타는 경이로운 인내력으로 사막의 모랫길을 천천히 걸어 우리 모두를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있는 콥트 수도원으로 데려가 주었다. 그때 낙타를 몰던 베두인들이 들려준 이야기다. 사막에서 길을 잃어 마실 물이 다 떨어지면, 베두인들은 최후의 생존수단으로 낙타 코끝에 작은 상처를 내고 흘러나오는 낙타 피를 마신다는 것이다. 사막의 베두인들은 최후의 순간까지 낙타와 운명을 함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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