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실리스크'라는 명칭은 그리스어로 '작은 왕'을 뜻하는 '바실리스코스'에서 유래했다. 작다고 한 건 몸길이가 손가락 12개를 이은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왕이라 부르는 이유는 머리 위에 왕관을 연상케 하는 우뚝 솟은 하얀색 무늬가 있어서이다. 이 외에는 보통의 뱀과 큰 차이가 없다. 바실리스크는 뱀들의 왕으로 여겨지는데 힐끗 보는 것만으로도 모든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전설에 따르면 수탉이 낳은 알을 뱀이나 두꺼비가 품어 바실리스크가 태어난다. 바실리스크는 다른 뱀들처럼 구불구불 가지 않고, 몸을 꼿꼿이 세운 채 일직선으로 지나간다. 바실리스크의 몸에 닿기만 해도 혹은 그 숨결만으로도 근처에 있는 모든 나무와 풀이 말라 시들고 바위가 쪼개진다. 로마인들은 사하라 사막이 본래는 초목이 울창한 비옥한 땅이었는데 바실리스크 때문에 사막으로 변했다고 믿었다. 연금술사들은 바실리스크의 피에 인간의 피, 구리 가루, 비밀 제조법으로 만든 식초를 섞으면 구리를 스페인 황금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바실리스크는 전설 속에서 더욱 강하고 무시무시한 존재로 변해갔다. 입으로는 불을 뿜어대고, 울음소리만으로 생명체를 죽게 하며, 물건에만 닿아도 그것을 지닌 사람까지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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