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는 기독교 축제인 성 니콜라스의 날(12월 5일)에 얼굴을 검게 칠하고 중세 시대 옷을 입은 뒤 축제나 퍼레이드를 즐기는 '블랙 피트'라는 전통 풍습이 있다. 신터클라스(Sinterklaas, =성 니콜라스, =네덜란드 버전의 산타클로스)는 하인인 피트와 함께 어린이에게 선물을 가져다준다고 전해지는데, 축제에 나선 사람들은 블랙 피트로 분장하기 위해 얼굴 전체를 검게 칠하고, 곱슬머리 가발을 쓴 뒤 입술에 빨간 립스틱을 발라 강조하기도 한다. 정확한 시작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19세기 중반부터 굳어진 풍습으로,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인종차별적 행위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블랙 피트 퇴출 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들은 블랙 피트를 두고 네덜란드가 19세기 식민통치를 경험하면서 생겨난 인종차별적 행위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반대 측은 이 풍습이 인종과는 무관하며, 선물을 주기 위해 온 사람들이 굴뚝을 통과하다 그을음이 묻은 것에서 유래했다고 반박한다. 이러한 논란에 암스테르담은 2017년, 로테르담은 2019년부터 행진을 할 때 얼굴을 검게 칠하지 말고, 숯으로 그을음만 표현하라고 정하기도 했다. 한편, 2020년 9월 4일 미국 페이스북이 블랙 피트를 인종차별적 행위로 규정하고 이와 관련된 그룹 페이지를 삭제하면서 이 풍습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 2020년 5월 비무장 흑인 남성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에 의해 사망한 사건 이후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 규탄 시위가 이어지자, 같은 해 6월 6일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네덜란드의 블랙 피트 풍습이 몇 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해설 더 보기: term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