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공주 동상'이 있는 도시는?
코펜하겐은 인어의 도시이다. 이 도시가 자랑하는 안데르센이 동화 [인어공주]를 쓰기 전부터 그랬다. 코펜하겐 옆 해협은 중세부터 ‘인어의 골짜기’라고 불렸고, 오스트리아 궁정가수인 다니엘 마이스너가 만든 1623년의 지도에는 코펜하겐이 세이렌의 거주지라 적혀 있다. 아름다운 노래로 뱃사람들을 유혹하여 빠뜨려 죽이곤 했던 세이렌. 아무래도 안데르센이 [인어공주]를 쓰게 된 데에는, 한밤중에 희미하게 들려온 세이렌의 노랫소리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브뤼셀의 오줌싸게 소년 동상, 독일의 로렐라이와 함께 “유럽의 3대 썰렁명소”의 하나로 언급되는 수모를 무릅쓰고 랑엘리니(Langelinie)의 바위 위에 꿋꿋하게 앉아 있는 80cm의 작은 인어 동상은 안데르센의 동화 속의 그 인어공주다.
[인어공주]는 전세계인의 심금을 울린 동화이다.
1913년 칼스버그의 창립자 칼 야콥센(Carl Jacobsen)은 [인어공주]의 발레공연을 보고 조각가 에드바르 에릭센에게 인어공주의 동상을 주문한다. 공연의 프리마돈나였던 엘렌 브리스를 모델로 하고 싶어했으나, 반라를 드러내야 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가진 엘렌의 반대로 실패하고 그 대신 조각가의 아내 엘리네가 동상의 모델이 되었다.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인어 동상은 만들어진 뒤에 또 숱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목이 베어졌다거나 팔이 절단되었다거나 조각상 전체가 폭파되었다는 엽기적인 이야기도 있는 반면, 하루아침에 핑크색 페인트로 덮어씌워 지는 등의 웃지 못할 해프닝도 적지 않다.
2010년 5월, 사상최초로 늘 앉아 있던 그 바위를 떠나 상해 엑스포로 옮겨져서 전시 중인데,그에 따른 이야기들도 재미있다. 현재 인어 동상이 놓여 있던 그 자리에는 대형 TV가 설치되어 상해 엑스포장의 동상을 인터넷으로 중계하고 있다고. TV와 중계영상은 한 중국예술가의 현대미술 작품인데, 반응은 좋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그보다 더 반응이 좋았던 것은 인어공주의 해골 설치.
덴마크 자연사 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of Denmark)은 만우절날 인어 동상이 놓여 있는 자리에 상반신은 사람의 뼈 모형, 하반신은 황새치의 뼈 모형으로 만든 인어공주 골격을 2시간 정도 설치했는데, "6개월이나 인어공주 동상을 뺏기게 되니 대신할 것이 필요했다. 어쨌든 만우절이니까!"라는 이들의 장난에 사람들은 즐거워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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