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게임에서 많이 등장해 이름을 알린 "추-코-누"(Chu-Ko-Nu)는 고대 중국 보병들에게 악몽 같았던 원거리 무기다. 일반적으로 연노(連弩)라고 불리는 이 반자동 활은 그 위력을 인정받아 한자 문화권에서 널리 사용되었으며 중국의 제갈량이 만들었다고 해서 ‘제갈노’라고도 불린다. "추-코-누"라는 이름은 ‘제갈노’의 서양식 표기의 변형이다. 추코누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하나는 한 번에 많은 양의 화살을 발사하는 산탄식이고, 다른 하나는 화살을 연발로 발사하는 연사식이다. 하지만 두 종류 모두 손에 들고 다닐 수 있어야 했고 많은 양의 화살을 빠른 시간 내에 발사해야 했기에 다른 활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졌다. 추코누의 유효사거리는 20~40m 내외로,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조선시대에 사용된 각궁의 사거리가 150m 내외였던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짧은 편이다. 추코누의 사거리가 짧은 것은 반자동 장전식이었기에 시위의 장력이 부족했던 탓도 있지만, 화살의 모양이 일반적인 활과 달랐던 탓도 있다. 추코누에 사용된 화살은 깃이 없거나 매우 작은 밋밋한 침 형태로 만들어졌기에 바람을 가르고 멀리까지 날아가거나 갑옷을 관통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사거리가 짧다 해서 살상력까지 낮은 것은 아니었다. 화살을 직선으로 발사하는 것이 아니라 살짝 위로 쏘아 올리면 떨어지는 운동에너지만으로도 관통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고대 중국의 전투는 주로 징집된 경보병 사이의 대규모 전투의 형태였고, 경보병의 경우 정규군 같은 갑옷을 착용할 수 없었기에 빗발처럼 쏟아지는 추코누의 화살은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단발에 적을 죽이지는 못해도 팔이나 눈, 다리 등을 관통해 제대로 된 전투를 벌일 수 없게 하거나 화살촉에 독을 발라 살상력을 높이기도 했다. 추코누의 강점은 작은 사이즈와 편리한 사용법에 있다. 주 무기를 사용하면서 보조적으로 뽑아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 이런 편의성 때문에 기마민족들도 연노병을 편성해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하지만 발사 시 몸체를 배에 댄 상태로 발사해야 하기 때문에 말위에서 쏠 목적이 아니라 보조무기로써 경보병 간의 전투에서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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