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1970년대 말의 사춘기 소녀들에게 키치 클래식 「그리스」는 사춘기 소년들에게 「스타워즈」가 갖는 의미와 같았다. 매끈하게 빗어 넘긴 머리와 유연한 춤의 존 트라볼타는 50년대 라이델 고등학교의 T-버즈 무리 리더 대니 주코 역으로 빛을 발한다. 그는 방학기간에 다른 도시에서 온 샌디 올슨(올리비아 뉴턴 존)이라는 상냥한 여학생에게 빠지지만 그녀가 그의 학교에 나타났을 때는 그녀의 순진한 이미지가 자신의 스타일을 구긴다고 생각하여 감정을 억제한다.

짐 제이컵스와 워렌 케이시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각색한 이 영화는, 멋진 남자는 조신한 여자를 사귀지 않으려 하지만 그녀가 다른 사람과 만나면 질투를 한다는 해묵은 플롯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친구들의 간섭 때문에 여러 가지 오해가 생기지만 결국 그는 멋지게 보이는 것보다는 사랑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모든 것이 행복하게 마무리된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스토리가 아니다. 이 영화를 가장 뛰어난 뮤지컬 영화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감독 랜덜 클라이저가 섞어 넣은 다양한 요소들이다.

1978년의 「토요일 밤의 열기」의 엄청난 성공으로 특히 십 대 소녀들에게 열렬한 인기를 누리고 있던 트라볼타와 처음에는 마리 오스먼드에게 제안되었던 역을 맡은 뉴턴 존은 완벽한 주연연기를 보여주었고 차밍스쿨을 다니다 만 프렌치 역할의 디디 콘부터 바랑둥이 리조 역의 스토커드 채닝과 프렌치의 멋진 조언자 역할의 프랭키 아발론까지 조연도 훌륭하다.

잊을 수 없는 멋진 장면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이다. ‘Sandy’와 같은 슬픈 사랑 노래부터 ‘You’re the One That I Want’(이 노래를 부를 때 뉴턴 존은 얌전한 이웃집 소녀에서 스프레이를 뿌려댄 바지를 입은 섹시한 여자로 변신하는데 그녀의 팬 중에는 이런 변신을 싫어하는 이들도 있었다) 같은 관능적인 노래와 생기발랄한 ‘Summer Nights’ 같은 노래까지 이제는 하나 같이 클래식이 되어 있다. 물론 가장 멋진 것은 이 영화가 개봉한 이후로 수백 만의 십 대들이 집에서 그 춤동작을 연습하게 만든 ‘Greased Lightning’이다.

해설 더 보기: term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