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강의 저녁 풍경은 색다르다. 한여름도 아닌데, 한강 둔치 잔디뿐만 아니라 물 위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광경이 연출된다. 과거 나들이나 가벼운 운동을 하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카약, 패들보드(SUP·Stand Up Paddle board) 등 물놀이를 즐기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한강에 들러 카약을 즐기는 모습은 더는 생소하지 않다. 저녁 7시가 되면 한강은 구명조끼에 조명을 달고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물 밖의 야경 못지않게 물 위에서도 삼삼오오 모여든 카약 마니아들의 불빛으로 한강이 환히 빛난다.

카약은 과거 북극 에스키모인의 이동 수단에서 유래된 물놀이다. 카약에 앉아 다리를 앞으로 쭉 뻗고 노를 좌우로 번갈아 저어 움직이면 된다. 준비물도 간편하다. 구명조끼만 있으면 된다. 이마저도 불편하다면 몸만 가도 된다. 카약 이용료에 포함한 곳도 많다. 이용료는 1인당 약 2만5000원에서 3만원 선이다. 단물 빠짐이 좋은 반바지나 래시가드를 챙기는 게 좋다고 한다. 카약을 타는 도중 하체가 물에 젖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가을 감기에 고생할 수도 있다.

‘카약 회식’을 하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카약 강사 박지선(36)씨는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야근이 대폭 줄어든 게 ‘카약 회식’이 늘어나는 데, 한몫한 것 같다”고 말한다. 주로 술자리 위주였던 회식 문화가 카약 같은 물놀이를 통해 팀워크를 다지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날 동료들과 회식 겸 카약을 타러 왔다는 직장인 김아름(32)씨는 “2인 1팀으로 카약을 타면서 직장 내에서 하지 못했던 소소한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며 “함께 호흡을 맞춰 노를 저으면서 단합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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