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 노래는 ‘유한’보다는 ‘무한’, 틀 속의 정해진 체계인 ‘기호’보다는 ‘상징’에 가깝다. 시력은 만지는 것 보다 더 지능적이지만 듣는 것 보단 덜 지능적이다. 이미지는 글이라는 기호보다 전염성이 강하고 더욱 큰 바이러스성을 띤다.

시적인 은유와 상징은 밥 딜런의 가장 큰 문학적 무기다. 언어라는 정해진 체계인 기호를 그는 상상, 즉 무한의 이미지 영역으로 확장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Blowin' in The Wind’를 비롯해 ‘Knockin' On Heavens Door’, ‘Like A Rolling Stone’, ‘Visions Of Johanna’ 등등 수백여 곡이 넘는 그의 곡들은 대부분 잘 짜여진 기호(언어)의 조합을 통한 이미지 아트의 구현이다.

미국의 여러 대학에선 밥 딜런의 노랫말을 연구하는 강좌가 있다. 하지만 국내외 권위 있는 영문학 교수들 사이에서조차 문학적 향기와 철학적 메시지가 강한 그의 가사를 해석하는 방식이 다를 정도다. 그만큼 밥 딜런의 가사가 지닌 의미는 다의적이다.

대중음악 가사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느낀 것을 문학성 짙은 방식으로 토해내는 밥 딜런의 스타일은 이미 오래전부터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되고 있던 관계로 이번 노벨상 수상은 결코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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