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번호 34번 원소인 셀레늄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소하게 느낄 것이다. 그러나 복사기와 레이저 프린터, 붉은색 유리 등 많은 곳에서 셀레늄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셀레늄이 들어간 제품을 전혀 접하지 않은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비타민/미네랄 보조 영양제에도 셀레늄이 포함되어 있고, 비듬 치료 효과가 있는 여러 샴푸에도 셀레늄 화합물이 첨가된다. 셀레늄은 빛을 받으면 전기를 잘 통하는 성질을 보이는 반도체 물질로, 빛을 전기적 신호로 바꾸는 것이 필요한 여러 장치에 사용된다. 또 유리에 첨가되어 불순물에서 나오는 색을 탈색시키고, 아름다운 붉은색 유리를 얻는 데 많이 사용된다.

셀레늄은 1817년에 스웨덴 화학자 베르셀리우스(Jöns Jakob Berzelius, 1779~1848)와 간(Johan Gottlieb Gahn, 1745~1818)에 의해 처음으로 분리·발견되었다. 이들은 셀레늄 이외에도 여러 원소들을 발견하였는데, 베르셀리우스는 규소(Si), 세륨(Ce), 토륨(Th)을, 그리고 간은 망가니즈(Mn)를 처음 발견하였다. 이들은 황동석(chalcopyrite, copper pyrite: CuFeS2)에서 얻은 황을 태워 황산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생긴 적갈색 찌꺼기를 조사한 결과, 이 찌꺼기에 휘발성이고 쉽게 환원되는 물질이 들어있음을 발견하였다.

처음에는 이 물질을 이미 35년 전에 발견된 텔루륨(Te)으로 생각하였으나, 자세히 조사한 결과 Te와 비슷하기는 하나 성질이 다른 새로운 원소임을 확인하였다. 베르셀리우스는 이 원소의 이름을 그리스 신화의 달의 여신 ‘selene’을 따서 셀레늄(selenium)이라 지었다. 지구와 달이 같이 움직이듯이 텔루륨(원소명은 라틴어에서 지구를 뜻하는 ‘tellus’에서 따옴)과 셀레늄이 보통 함께 산출되므로, 이와 같이 원소 이름을 지은 것은 재미있고 적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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