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덱스 레스터란 어떤 작가의 친필 노트를 엮은 것인가?
1994년 11월 11일. 500년 된 낡은 고문서가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3000만달러(364억원)에 팔렸다. 이 책의 이름은 ‘코덱스 레스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504년부터 1508년까지 작성한 친필 노트들의 모음집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책이라는 타이틀은 2017년 3500만달러에 팔린 몰몬경에 넘어간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코덱스 레스터’의 판매 가격은 5700만달러로 추산되어, 역사상 가장 가치 있는 책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하다.
베일에 싸인 구매자는 빌 게이츠로 밝혀졌다. 그해 멜린다와 결혼한 게이츠는 교육과 자선사업에 여생을 바치겠다는 의미로 이 책을 구입했다. 게이츠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어머니가 교사이자 자선단체 임원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그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 책의 최초의 소유자는 1719년 영국의 토마스 코크였다. 그가 레스터 백작이 되면서, 그 이름을 따서 ‘코덱스 레스터’라고 불리게 된다. 1980년 석유 기업가 아먼드 해머가 500만달러(현재 가치로 1500만달러)에 사들이면서 ‘코덱스 해머’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었다. 해머 사망 후 다시 경매에 나온 이 책을 게이츠가 사들였다. 현 소유주인 게이츠가 이 책을 다시 경매에 내놓는다면, ‘코덱스 빌 게이츠’라는 새 이름이 추가될 것이다.
다빈치는 지독한 노트광이었다. 그는 항상 종이를 지니고 다녔으며, 순간마다 떠오르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종이위에 글과 스케치로 빽빽하게 적었다. 현재까지 발견된 그의 노트는 3만 페이지에 이른다. 하지만 그의 노트들은 책으로 출간되지는 못했고, 그의 사후 사방으로 흩어진다. 후세 학자들이 흩어진 노트들을 모아 책으로 발간했다.
‘코덱스 레스터’는 다빈치의 천재성을 증명하는 작은 증거일 뿐이다. 일예로 ‘코덱스 아틀란티쿠스’는 1478년부터 그가 사망한 1519년까지 40년 동안 작성한 노트들의 모음집이다. ‘코덱스 레스터’는 72페이지에 불과하지만, ‘코덱스 아틀란티쿠스’는 총 12권에 1119페이지에 달한다. 주제 면에서도 아틀란티쿠스는 미술·의학·조류·천문·역학·건축·무기 등을 망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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