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남동부 캔터베리(Canterbury)로 가는 순례길이며 또는 런던 남서부 윈체스터(Winchester)에서 런던 남부를 거쳐 캔터베리로 가는 도보 여행지이다. 중세 유럽의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묘가 있는 예루살렘이나 산티아고 순례에 나설 때 이 길을 가지 못하는 이들은 캔터베리 순례길에 오르곤 했다. 바로 캔터베리 대성당(Canterbury Cathedral)을 찾아간 것이다.

캔터베리는 런던에서 남동쪽으로 90킬로미터 지점에 있다. 기원전부터 켈트족이 정착해 집단을 이루었던 도시로, 현재와 같은 격자형의 도시구조가 만들어진 것은 1세기 로마인의 정복 이후이며, 지금도 당시 만들어진 성의 유적지가 남아 있다. 바로 이 도시의 캔터베리 대성당은 서기 597년에 설립됐다. 오늘날 성공회연합의 모교회(Mother Church of the Anglican Communion)이기도 하며 영국인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 왔다.

캔터베리 대성당으로 가는 길이 순례자의 여정이 된 것은 1170년 12월29일, 헨니 2세의 네 기사가 성당으로 가던 토마스 베켓(Thomas Beckett) 대주교를 살해한 이후부터였다. 당시 베켓 대주교는 교회의 권한을 축소하려는 헨리 2세에 맞서던 상황이었다. 베켓 대주교가 살해된 이후 얼마 뒤 그의 기적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영국 내에서 수많은 신앙인들이 자신에게도 기적이 내리기를 바라며 이 순례길에 나섰던 것이다.

오늘날 캔터베리 순례는 런던 남서부 윈체스터(Winchester)에서 시작하는 코스로 개발되었으며, 전 세계 도보 여행자들이 몰려드는 여행지가 됐다. 총 길이는 180킬로미터. 신앙적 차원 외 이 코스는 영국 시골의 아름다운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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