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집의 성분은 무엇일까?
프랑스 곤충학자 르네 앙투안 레오뮈르는 1719년 장수말벌이 집을 짓는 광경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는 장수말벌이 나무 껍질이나 썩은 나무를 턱으로 긁어 침으로 반죽해 종이와 같은 재질을 만드는 것을 보고 나무로 종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19세기 중반 펄프를 이용한 종이의 대량생산으로 현실화했다. 채륜이 종이를 발명하기 훨씬 이전부터 장수말벌은 더 현대적인 종이를 이용해온 셈이다.
말벌은 밀랍 성분으로 집을 짓는 꿀벌과 달리 펄프 성분의 종이집을 짓고 산다. 꿀벌처럼 사회생활을 하지만 스스로 꿀을 모으지는 않는다. 다른 곤충을 사냥하거나 꿀벌, 심지어 동족의 벌집을 공격해 애벌레와 성체를 먹이로 삼는다. 말벌의 성체는 나무의 수액이나 약탈한 꿀 등으로 초식을 하고 유충에게는 사냥한 벌레를 씹어서 만든 단백질 경단을 먹인다. 말벌류는 말벌, 땅벌, 쌍살벌 등 국내 5속 30여종 존재하지만 꿀벌류와 달리 인간에게 전혀 환영받지 못하는 사고뭉치로만 알려져 있다. 꿀벌집을 초토화해 양봉 농가에 피해를 끼치는가 하면 강력한 독침으로 사람의 생명을 빼앗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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