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 나사못과 십자(+) 드라이버도 세계적인 발명품이다. 발명가는 라디오 수리공이었던 헨리 필립스(Henry F. Phillips, 1890~1958)라는 미국 소년이었다. 어느 날 그에게 큰 문제가 발생했다. 고장 난 라디오의 일자(-) 나사못을 빼야 수리를 할 수 있는데, 일자(-) 홈이 완전히 닳아 드라이버의 날을 들이댈 수도 없었던 것이다. 그는 할 수 없이 망가진 일자(-) 홈을 무시하고 그 자리에 십자(+) 홈을 파기로 했다. 무심코 한 이 행위가 세계적인 발명이 될 줄은 전혀 몰랐다. 얼마 후 그는 십자(+)로 파놓은 나사못의 홈이 일자(-)보다 쉽게 망가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드라이버도 십자(+)로 만들면 홈에 미치는 드라이버의 힘이 일자(-)에서 십자(+)로 분산돼 힘을 배가시킬 수 있고, 홈이 잘 망가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냈다. 이후 자신이 사용하는 나사못과 드라이버를 모두 일자(-)에서 십자(+)로 바꾸어 고장 난 라디오를 수리했다. 그는 서둘러 세계 각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16세였다. 특허로 등록되자마자 전 산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십자(+) 나사못이 라디오·TV 등 세상의 온갖 기구와 기계에 사용되면서 그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된 것이다. 일자(-) 나사못의 홈이 쉽게 망가져 고통을 겪던 모든 수리공들에게는 구세주의 은총보다 더 큰 선물이었다. 1933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필립스 스크루 컴퍼니(Phillips Screw Company)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현재 십자 나사의 영문 명칭도 그의 이름을 따 필립스 나사(Phillips Screw)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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