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이집트에 죽은 몸을 눕히는 피닉스. 동양권에서는 불사조라고 하는데 서식지로 추정되는 아라비아에 전승이 없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는 완전히 가공의 새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불로 태우고 다시 살아난다는 이미지는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어서 어느 때는 기독교의 부활의 상징으로, 어떤 때는 영혼불멸의 증거로, 또 어떤 때는 살라만더와 마찬가지로 불 속에서 사는 생물을 만든 신의 위대함을 칭송하기 위한 도구 등 여러 가지 역할이 부여되어 왔다.

그 모델은 일반적으로 이집트의 푸른 매인 벤누(Bennu)였다고 일컬어진다. 벤누는 헬리오 폴리스(태양의 도시)에서 성스러운 새로 간주되고 있었다. 태양신 '라(Lar)'의 영혼의 상징으로서 매일 태어나서(떠서) 죽는(가라앉는) 것을 되풀이하는 태양과 마찬가지로 사후의 부활을 상징하는 새였다. 또한 오랜 순환을 되풀이하는 시간의 신이기도 했다.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포이닉스라고 부르는데, 이는 진홍색의 새라는 뜻이다. 피닉스를 처음으로 서양에 소개한 헤로도토스(B.C. 484?∼B.C. 425?)는 그의 유명한 저서인 『역사』 제2권 73절에 "나는 그 모습을 그림으로밖에 본 적이 없다. ……그림에 그려진 그대로라면 크기나 형상은 다음과 같다. 깃털은 금색 부분과 적색 부분이 있고 윤곽과 크기는 매와 가장 많이 닮았다……"라고 썼다. 그렇다면 헤로도토스가 본 그림은 맹금류였지, 정설로 되어 있는 벤누가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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