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로니아에서는 지도의 재료로 파피루스 대신 점토판이 사용되었으며, 이는 파피루스와 같이 부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빌로니아에서는 점토판에 그려진 지도가 상당히 많이 발견되고 있다. 이들 중에 지적도, 시가도, 지방도 등이 그려진 점토판이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세계 지도로 평가받고 있다. 그 당시 바빌로니아인들은 육지가 바다 위에 떠 있다고 상상하여 지도에서도 대소(大小) 두 개의 원 중에 안쪽의 조그만 원은 육지를 나타내며, 그 주위를 니가이 강이라는 염분이 있는 바다가 큰 강처럼 세계의 주위를 흐르고 있다고 표시했다. 또한 원의 중심이 접하는 조그만 점은 바빌로니아인들이 세계의 중심에 위치한다고 생각한 수도 바빌론이며, 여기를 통하는 두 개의 평행선은 당시 바빌론 시가를 흘렀던 유프라테스 강이다. 바빌론 이외의 도시는 작은 원이나 타원으로 표시하였으며, 바다 외곽으로 돌출되어 있는 삼각형은 바빌로니아인들이 생각하는 바다 저쪽에 존재한다고 가상한 육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와 같이 바빌로니아의 세계지도는 도저히 지도라고 생각할 수 없는 형태를 나타내고 있으나 메소포타미아를 중심으로 한 바빌로니아인들의 지리적 세계관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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