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지킬과 하이드, 프랑켄슈타인. 세 편의 소설 중 가장 먼저 쓰여 졌으며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화두로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한 21세기에 영향력을 더해가고 있는 고전 프랑켄슈타인. 만들어지자마자 창조자에 의해 버림받았기에 이름조차 없는 괴물. 그래서 종종 ‘그것’을 만든 창조자의 이름인 프랑켄슈타인이라고 불리는 존재.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메리 셸리가 약관 스물한 살에 발표한 고딕풍 소설이다. 메리 셸리는 프랑켄슈타인을 쓰기까지 문학과 글쓰기를 즐기던 소녀였다. 일찍 여읜 어머니, 정치 철학자이자 무정부주의자로 바빴던 아버지의 부재를 대신한 매개를 책에서 찾았던 이 명민한 소녀는 아버지의 제자 퍼시 셸리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그는 갓 결혼한 몸. 그러나 인생에서 감각을 넘어선 정신 혹은 영혼의 짝을 만나기란 얼마나 어렵던가. 이혼과 결혼을 허락하지 않는 가족과 세간의 시선을 피해 떠난 스위스로의 여행에서 두 사람은 낭만주의 시인이던 바이런을 만나 동행하게 된다.

스위스 제네바 외곽, 1816년의 여름은 비가 많이 내렸고 을씨년스러웠다. 고즈넉한 숲과 초원을 두른 고성의 실내에 밤마다 모닥불을 피우고 둘러앉은 두 명의 숙녀와 세 명의 예술가는 어떤 고담준론들을 나누었을까. 그러다 누군가 초자연적인 사건을 토대로 각자 괴담을 만들어보자는 장난스러운 제안을 했고 날이 풀림과 동시에 모두가 약속 따윈 잊어버리고 산행과 낚시로 여념 없을 때, 불현 듯 메리 셸리의 머릿속에 생생한 영상이 떠오른다. ‘불경스러운 기술을 지닌 창백한 얼굴의 학생이 자신이 조립한 것 옆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뻗어 누운 남자의 소름끼치는 환영이 보이는가 싶더니 반쯤 살아있는 동작으로 꿈틀거리는 생명의 형체가 나타난다. 그는 혐오스럽고 소름끼치는 그것을 버리고 달아난다. 그는 그것을 혼자 내버려둔 채 자신이 불어넣었던 가녀린 생명의 불꽃이 사라지기를 소망한다….’ 빛나는 영감이다. 바이런과 키츠는 메리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만들 것을 격려했고, 1년 후 ‘인간 본성에 관한 이야기’라고 밝힌 고전 ‘프랑켄슈타인’이 세상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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