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거리를 걷다 보면 주인이 없어 보이는 늙은 소가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소가 길을 건너가면 자동차도 서서 기다리고 사람도 비켜서서 길을 양보한다. 5000만 마리의 물소를 제외하고도 인도 재래종 소만 하더라도 2억 마리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를 잡아먹으려 하지 않는다.

인도연방 헌법에서도 소의 도살 금지를 요구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주에서도 '소보호법'을 제정했다. 1996년 맥도날드가 인도에 진출했는데 쇠고기 대신에 양고기나 닭고기, 물소고기를 사용한 햄버거를 팔기로 한 것은 인도인들의 소 숭배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이러한 소 숭배와 보호는 인도의 지배적인 종교인 힌두교의 중심사상이다.

인도의 재래종 소인 '보스 인디쿠스(bos indicus)' 암수는 모두 힌두교 신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시바 신전의 입구에는 수소 난디를 타고 하늘을 나는 복수의 신 시바의 초상이 걸려 있고, 가장 인기 있는 신이자 자비의 신 크리슈나는 암소의 보호자로 그려진다. 특히 힌두교도들에게 암소는 여신이 가지는 것과 같은 신성한 힘을 지닌 존재이다. 따라서 힌두교도들은 암소를 돌보거나 암소 앞에 서 있거나 암소를 보기만 해도 행운을 얻게 되며 악을 쫓고 악으로부터 보호받는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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