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이 브람 스토커의 뒤를 이어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공포를 현대로까지 끌어오는 데에 성공했다면, 미국의 작가 앤 라이스(Anne Rice)는 새롭게 현대적인 뱀파이어의 캐릭터를 정립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앤 라이스가 들려주는 뱀파이어의 이야기란 너무나도 인간적이어서, 독자들은 뱀파이어가 치명적인 몬스터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캐릭터에 쉽게 매료되곤 한다. 그녀의 장대한 뱀파이어 연대기의 프롤로그 격인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Interview with the Vampire』(1976)를 1994년에 닐 조던(Neil Jordan) 감독이 영화화할 당시 할리우드 최고의 미남 배우들인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이 흔쾌히 뱀파이어 역할을 맡았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엄청난 성공에 이어서 1985년에 발간된 『뱀파이어 레스타 Vampire Lestat』는 1976년 작의 속편 격으로, 뱀파이어 레스타의 자서전에 해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그누스를 통해서 그가 어떻게 뱀파이어 계에 입문하게 되었는지가 상세하게 그려져 있다. 3년 후인 1988년에 발간된 『저주받은 여왕 Queen of the Damned』에서는 뱀파이어들의 여왕인 아카샤가 긴 잠에서 깨어난다.

앤 라이스의 연대기는 21세기에도 계속되고 있다. 2000년에 예술가적 기질이 다분한 전략가 아르망의 자서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는 『뱀파이어 아르망 Vampire Armand』이 발간된 이래, 2002년에는 2000살 먹은 강력한 뱀파이어 마리우스의 이야기를 담은 『블러드 앤 골드 Blood and Gold』가 발간되는 등, 앤 라이스와 그녀의 살아있는 듯한 뱀파이어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이 존재하는 한 뱀파이어 연대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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