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군은 그 직무에 따라 장비를 엄격하게 정해 놓았다. 이는 특별히 로마군만의 이야기는 아니고 다른 군대나 야만족들도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통일된 제도로서는 로마가 가장 잘 정비되어 있었다. 총지휘관(레가투스, Legatus 또는 콘술, Consul)은 로리카(lorica)라 불리는 금속제 갑옷을 입는다. 이 갑옷은 가슴께에 부조가 새겨져 있는데, 지위가 높으면 그에 걸맞은 훌륭한 문양을 새겨넣기도 한다. 그들은 어깨와 허리에 가죽제 방어구를 대고 있었다. 제정 시기에는 일반 중장보병도 이 방어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의 튜닉은 하얀색이며, 그 옷단에는 한 줄의 자주색 선이 둘러쳐져 있었다. 이는 지휘관 급의 직무를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장식이었다. 당시는 자주색을 귀하게 여겨서 흔히 계급을 나타내는 색으로 쓰였다. 왜냐하면 자주색 염료는 풀푸라라 불리는 고둥(소라·우렁이 등)에서만 얻는 색이었기 때문이다(풀푸라는 나중에 영어 '퍼플'의 어원으로도 유명하다).

제정 시대의 부대 지휘관으로 켄투리오, 즉 백인대장(百人隊長)이라 불리던 자 헬멧에는 날개 장식이 달려 있고 손에는 포도나무 가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노예와 군율을 어지럽힌 병사를 때리는 데 사용하는 채찍이었다. 그가 걸치고 있는 망토는 '사구룸'이라 불리는 짧은 외투이며, 일반 병사는 '사굼'이라 불리는 질이 조잡한 것을 걸쳤다. 사구룸은 고급 외투이며, 이보다 더 큰 외투는 '파르다멘툼'이라 불리며 더 높은 지휘관만이 걸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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