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앵무새들은 남반구 열대 지방에 분포한다. 하지만 캐롤라이나 잉꼬(Carolina parakeet)는 유일하게 북반구에서 살던 앵무새였다. 그들은 눈 덮인 오대호 주변에서도 먹이를 구했다. 평화롭기만 했던 캐롤라이나 잉꼬였지만 인간이 미 대륙에 정착하여 과수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과수원에선 캐롤라이나 잉꼬를 유해조수로 취급하였고 보이는 대로 쏴 죽였다. 캐롤라이나 잉꼬는 다친 동료가 있으면 그 주위로 몰려드는 습성이 있었다.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은 이들을 더 빠르게 멸종의 늪으로 빠지게 하였다. 1880년대까지만 해도 개체 수를 유지하던 캐롤라이나 잉꼬는 1900년대에 들어서 굉장히 희귀해졌다. 간간이 인공번식에도 성공했지만, 많은 수의 개체 수를 번식시키지는 못했다. 1904년 플로리다 오카초비에서 채집된 표본을 마지막으로 야생에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 후 1917년 신시네티 동물원에 생포되어 들어온 제인이라는 암컷 잉꼬가, 1918년 잉카라는 수컷 잉꼬가 죽음으로써 더 이상 그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캐롤라이나 잉꼬는 나무 열매를 주식으로 삼았는데 도꼬마리를 특히 좋아했다고 한다. 유럽인들이 정착하고 일구가 시작한 밭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리 없었다. 하지만 정착민들은 캐롤라이나 잉꼬의 잠자리와 먹이터를 모두 개간했다. 먹이와 쉴 곳을 잃은 잉꼬들이 인간의 밭으로 날아 들어오는 건 너무 당연한 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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