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잘 발달한 인간의 두뇌는 그 기능에 따라 여러 부위로 나눌 수 있다. 두뇌에서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대뇌 반구도 위치와 기능에 따라 다음과 같은 4개의 엽, 전두엽(이마엽)∙측두엽(관자엽)∙두정엽(마루모서리)∙후두엽(뒤통수엽)으로 구분한다. 대뇌 반구를 이루고 있는 네 개의 엽을 하나씩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후두엽은 뇌 뒤쪽에 있으며, 이 후두엽에는 시각 중추가 있어서 시각 피질이라고도 부른다. 눈으로 들어온 시각 정보는 시각피질에서 눈으로 본 물체의 모양이나 위치, 운동 상태를 분석한다. 따라서 시각 피질이 손상되면 눈이나 나머지 시각 경로에 이상이 없다 하더라도 장님이 되고 만다.

두 번째로 얘기할 측두엽에는 청각 피질이라고 부르는 우표 크기만한 청각 조절 중추가 있으며, 다른 부위에서는 인지 기능과 기억 기능을 조절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 기능을 하는 측두엽이 손상을 입으면, 환각이 나타나거나 기억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뇌졸중(중풍)으로 좌측 측두엽 부위에 심한 손상을 받으면, 실어증이 나타난다. 또, 오른쪽 측두엽에 자극이 가해지면 동시에 두 장소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되는데, 이것은 곧 사람의 의식 속에 과거와 현재의 일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과 같은 환각을 느끼게 한다.

세 번째로, 앞머리에 있는 전두엽은 가장 큰 대뇌엽으로 변연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전두엽은 어떤 상황이 위험한지 아닌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전두엽은 동기부여를 줘서 주의집중을 하게 하고, 계획을 세우거나 결심을 하는 등의 목표 지향적인 행위를 주관하며, 인간성과 도덕성을 관장한다. 따라서 전두엽이 손상을 받거나 망가지면 계획을 세우고 복잡한 행동을 하거나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일이 불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비합리적인 자극에 예민해지게 된다. 전두엽 손상으로 말미암아, 인간성이 파괴되고 비도덕적인 인간이 되는 것은 전두엽과 사이코패스의 관계를 다룬 글(09.11.12 오늘의 과학)에서 설명한 바가 있다. 전두엽에 손상이 있더라도 언어나 의식 상태는 지장을 받지 않으며, 단지 적응하고 계획을 세우는 일이 힘들어질 뿐이다.

마지막으로 머리 뒤쪽을 향해 내려가는 두정엽은 외부로부터 오는 정보를 조합하는 곳으로, 문자를 단어로 조합하여 의미가 있는 것으로 만든다. 두정엽에서는 어떤 것을 생각하여 만들어 내기 때문에, 손상되면 무인식증(Agnosia: 알지 못하는 상태) 상태가 되어 공부는 물론 어떤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버논 마운트 케슬 박사가 자기 몸의 한쪽을 알지 못하는 두정엽 손상 환자에 대해 보고한 것에 의하면, 오른쪽 두정엽이 손상된 이 환자는 자기 몸의 왼쪽을 전혀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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