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에서는 빨강과 파랑이 혼합된 보라색은 ‘황제의 색’이었다. 카이사르는 보라를 자신을 상징하는 색으로 삼고, 아무나 보라색 옷을 입을 수 없게 했다. 네로는 아예 자신 외에 보라색 옷을 입는 자는 사형에 처했다. 보라색이 만들기가 어렵고 귀했기 때문이었다. 보라색은 기원전 1600년경 오늘날의 시리아 지방에 살았던 페니키아인들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은 지중해에 서식하는 ‘무렉스 브란다리스’와 ‘푸르푸라 하에마스토마’ 등 여러 종의 고둥에서 보라색 염료를 뽑아냈다. 고둥이 극소량으로 분비하는 무색의 점액을 오랫동안 달이면 노란색을 띠는 염료를 얻는데, 이것으로 직물을 염색한 뒤 햇빛에 말리면 처음에는 초록으로, 그다음에는 빨강으로 변했다가 마지막에는 보라가 된다. 보라색 1g을 만들려면 고둥이 약 1만 마리가 필요했다니 다이아몬드보다 더 비싼 색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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