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시작은 개회선언이다. 개최국 대표자가 주경기장 단상에 올라 개회를 선언하는 순간부터 올림픽은 열전의 레이스에 들어간다. 지금까지 이 의식을 생략한 올림픽은 없었다. 개회선언은 4년 동안 구슬땀을 흘린 선수들의 노력을 존중하고 세계 각국에서 모인 방문객들을 보호하겠다는 개최국 대표자의 결심이자 약속이다.

대표자는 보편적으로 개최국 정상의 몫이다. 하지만 제각각의 정치적 셈법이 있었다. 누군가는 집권 이후의 체제를 선전할 목적으로, 다른 누군가는 아직 완성하지 못한 정치 입지를 쌓을 목적으로 단상에 올랐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곳에 서는 것만으로 대표자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올림픽 개회를 선언한 개최국 대표자는 대부분 인류 현대사 주요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이었다.

아시아에서 두 차례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던 일본은 모두 왕가에 개회선언을 맡겼다. 부친 히로히토 국왕은 1972년 삿포로, 현직 아키히토는 1998년 나가노 주경기장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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