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학자는 늘 새그물을 사용해 새를 포획한다. 새그물은 옛날부터 전해져온 무차별 대량 포획 병기이며, 그 탁월한 성능 때문에 1947부터 수렵법으로 사용이 금지되었다. 다만, 학술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조사에서는 충분한 안전성이 담보되는 한 사용을 허가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밀렵꾼에 의한 위법 사용의 경우도 끊이지 않는다.

새그물일나 극히 가는 실로 짠 테니스 코트처럼 가로로 긴 망이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것은 가로 폭이 12미터, 높이는 약 2.5미터 되는 것으로, 새의 길목을 차단하듯 설치한다. 검고 가느다란 실은 배경과 분간이 잘 되지 않아 새는 망을 알아채지 못한 채 날아들고, 그렇게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된다.

새는 잡히면 똥을 싼다. 포획의 충격과 긴장 때문인지 몸을 가볍게 하여 도주할 준비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똥을 싼다. 이 때문에 포획 개체를 종이봉투에 넣어두면 유래가 분명한 시료를 채집할 수 있다. 똥을 채집한 후에는 버둥거리는 새의 온몸을 검사한다. 사이즈를 측정하고 몸무게를 재고 발찌를 채우며, DNA 분석용으로 혈액을 채집한 후 놓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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