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 해협의 남쪽은 비교적 물길이 좁은 곳으로 러시아와 미국의 북극쪽 경계가 된다. 바로 이 지역이 치리코프 해분이다. 이곳에서는 일 년 내내 해마, 흰돌고래, 일각고래와 물개 등을 볼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여름마다 찾아오는 2만 2,000여 마리의 수염고래가 가장 인상적이다. 수염고래는 남쪽에 있는 번식지에서 겨울을 나고 여름이면 이곳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북극의 바다를 누비며 5개월 동안 풍부한 해양 생물로 살을 찌운다. 수염고래는 매우 독특한 습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바다 밑바닥에서 먹이를 구하는데 갑각류로 알려진 새우처럼 생긴 생물이 숨어있는 곳의 흙을 엄청나게 퍼먹는다.

하늘에서 보면 수심이 얕은 곳의 바닥에 고랑을 파듯 깊게 패인 홈이 보일 정도이다. 이 홈은 깊이 10센티미터에 면적은 1~5제곱미터에 달한다. 펄에는 이 지역에 서식하는 해마 20만 여 마리와 그 먹이인 대합조개도 살고 있다. 해마는 기다란 고랑을 만들면서 예민한 수염으로 조개가 있는지 탐색을 하다가 조개를 발견하면 한입에 먹어치운다. 매년 여름 이 수역으로 들어가는 순양함을 타고 해양 동물이 먹이를 먹는 장면을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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