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아르메니아는 터키, 러시아,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이란의 국경이 접해 있으며, 이들 국가들이 둘러싼 한 가운데 위치해 있다. 언제든 주변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영토분쟁과 전쟁에 휩싸이기 쉬운 위치에 있는 것이다. 이렇듯 유럽 강대국과 아시아 강대국의 중간에 위치한 독특한 지정학적인 특징으로 인해 아르메니아는 오랜 기간 외세의 침략에 시달렸다.

반면 다양한 문화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아르메니아는 중대한 문명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아르메니아는 서기 301년 세계 최초로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인 국가이다. 아르메니아에 기독교가 전래된 것은 서기 40년경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지역에 기독교를 전래한 것은 예수의 제자 중 바르톨로메오(Bartholomew)와 타데우스(Thaddeus)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이유로 현재 아르메니아 교회의 정식 명칭은 ‘아르메니아 사도 교회(Armenian Apostolic Church)’이다. 기독교는 전래된 후 300여 년간 잦은 외침을 받으면서 아르메니아의 국가와 민족 정체성을 유지하는 신앙적 근거가 되어가며 조금씩 교세를 확장해나갔다. 그리고 301년 티리다테스 3세(Tiridates Ⅲ, AD 238년~314년) 재위 중 국교로 공인됐다. 이는 로마 콘스탄티누스(Constantinus) 황제가 크리스트교를 공인한 337년보다 36년 앞선 시기였다.

그러다 450년 아르메니아를 점령한 사산조 페르시아는 아르메니아에 기독교를 포기하고 조로아스터교로 개종할 것을 강요했다. 개종을 거부한 아르메니아인은 바르탄 마미고니안(Vartan Mamigonian)의 지휘 아래 페르시아 정부에 대항해 아바라이르 전투(Battle of Avarayr)를 하게 되지만 이 전투에서 패배하고 이후 30년 동안 투쟁했다. 이 전쟁은 484년 마침내 아르메니아의 승리로 끝나게 됐다. 이후에도 셀주크 튀르크, 오스만 튀르크와 그 뒤를 이은 터키를 비롯한 아랍제국이 아르메니아 지배를 위해 수많은 기독교인을 학살했다. 이슬람 제국의 압력으로 주변 국가가 모두 이슬람으로 개종할 때도 아르메니아는 수많은 핍박을 받으면서도 개종을 거부하고 신앙을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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