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카혼타스, 1995년에 개봉한 월트 디즈니의 만화 영화의 제목이다. 줄거리를 보면, 아메리카 원주민 여자 아이 포카혼타스는 정복자로 원주민 땅에 들어온 백인 청년 존 스미스와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부족의 추장이던 아버지를 눈물로 설득하여 백인과 원주민 간의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켜 낸다.

실제 이야기를 소재로 구성하였다고 하지만, 사실과 많이 다르다. 포카혼타스는 존 스미스를 사랑한 적도 없고, 원주민이 백인과 평화롭게 지내지도 못하였다.

1613년, 10대 소녀 포카혼타스는 어느 영국인에게 납치되었다. 그녀는 추장의 딸이었기 때문에 영국인들이 원주민과 협상할 때 인질로서 안성맞춤이었다. 포카혼타스는 이듬해에 영국인 존 롤프를 만나 결혼하여 아들까지 낳았다. 얼마 안 가 크리스트 교로 개종하고 이름도 '레베카'라는 영국식 이름으로 바꾸었다. 한 마디로, '백인화' 되는 데 성공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백인과 원주민 사이는 결코 평화롭지 않았다. 백인들은 정복한 땅에서 원주민이 사라질 때까지 공격하였고, 여자와 아이들까지 죽였다. 물론 포카혼타스도 끝까지 행복할 수 없었다. 그녀는 스물두 살의 나이에 천연두를 앓다가 죽었다. 그녀만이 아니라 엄청난 수의 원주민이 유럽에서 온 천연두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 그들 몸에는 천연두에 대한 면역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백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하지 않았다면 포카혼타스는 어떻게 살았을까? 추장의 딸로 귀여움을 받으며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았을까? 사람의 운명이야 알 수 없는 것이지만, 적어도 자신의 인생이 왜곡된 채로 우리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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