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사고 분석에 쓰이는 블랙박스의 개발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은 호주의 항공 과학자인 ‘데이비드 워렌(David Warren, 1925~2010)’이다. 데이비드 워런은 어린 시절에 항공기 추락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경험이 있어 항공 사고 예방 기술의 개발에 관심이 많았다. 그가 호주의 항공과학기술연구소에 근무하던 1953년 당시, 세계 최초의 제트 여객기인 코멧(comet)이 원인 불명(후에 기체 결함으로 밝혀짐)의 추락 사고를 연달아 일으켜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켰다. 데이비드 워런은 이를 보면서 항공 사고의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장치의 필요성을 통감하게 되고, 1956년에 현재 사용하는 블랙박스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플라이트 데이터 레코더(FDR: Flight Data Recorder)’를 발명하게 된다. 그것은 항공기의 고도 및 속도 등을 분석해 이를 금속 테이프에 기록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교신 내용 및 조종석 내부의 대화를 녹음할 수 있는 장치인 콕핏 보이스 레코더(CVR: Cockpit Voice Recorder)가 더해지면서 오늘날 사용하는 블랙박스의 일반적인 형태(FDR + CVR)가 확립되었다. 초기의 아날로그 방식 블랙박스는 4시간 분량 정도의 데이터만 기록할 수 있었으나, 1980년대를 전후하여 디지털 기술이 더해진 결과, 현재의 항공기에 탑재되는 블랙박스는 400시간 이상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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