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6년 칼 벤츠는 “말 없이 달리는 마차를 만들겠다”며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핵심 부품인 가솔린 엔진은 이미 천재 발명가 니콜라우스 오토가 만들어냈지만, 오토는 이걸 자동차에 장착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칼 벤츠 이전엔 누구도 ‘말 없이 달리는 마차’를 상상조차하지 못했다. 때문에 칼 벤츠는 이 차를 만들어 ‘자동차’라는 이름의 특허를 낼 수 있었다. <페이턴트 모터바겐>이란 우리 말로 ‘특허 자동차’라는 뜻이다.

사실 이 차의 아이디어는 다른 곳에서 얻었다. 오토와 함께 일하던 고틀립 다임러와 빌헬름 마이바흐는 1883년 자체 개발한 엔진을 내놓고, 2년 후 이것을 이용해 탈 것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이는 자동차라기 보다는 오토바이에 가까운 형태였다. 작업실 문이 좁아 여기로 드나들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칼 벤츠의 부인 베르타 벤츠(Bertha Benz)는 1888년, 이 차를 대중에 보이는 것을 꺼렸던 남편 칼 벤츠의 완벽주의를 못 견뎌 남편이 잠든 사이, 직접 이 차를 몰고 106km에 달하는 길을 달렸다. 베르타 벤츠는 주행 중 직접 카브레터 청소를 하고 브레이크 라이닝을 교체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프랑스인 에밀로저는 이 뉴스를 접하고 칼 벤츠로부터 라이선스와 설계도를 받아 1888년부터 프랑스에서 이 차량을 생산 판매하기 시작했다. 최초로 차를 만든 것은 독일인이지만, 최초로 차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프랑스인이다.

최초의 차를 만든 칼 벤츠와 최초의 오토바이를 만든 고틀립 다임러가 창업한 회사는 추후 합쳐져 다임러-벤츠라는 자동차회사가 됐다. 그러나 둘은 살아 생전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지금 다임러AG라는 이름으로 사명이 변경돼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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