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여성 영화 관객들에게 최면적인 매력을 발휘하면서 얻은 명성으로 이미 이집트 영화계에서 확고한 스타의 자리를 굳혔던 오마 샤리프는 진정한 세계적 스타가 되기 위해 할리우드로 건너갔다. 데이비드 린 감독이 「아라비아의 로렌스(1962)」에서 핵심적인 역할인 셰리프 알리 역에 그를 캐스팅했을 때 샤리프 본인보다 더 놀란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영국인 주인공에 대한 존경이 결국 심각한—결코 완전히는 아니지만— 불안감으로 변해 버리는 아랍 민족주의자로서 그가 보여 준 화려한 연기는 그를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 후보로 올려놓았을 뿐 아니라 영화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이름으로 만들어놓았다.

그러나 자국의 한계를 벗어나 활동 영역을 넓히려 하는 대부분의 남자 배우들이 그렇듯이, 몇 년 동안 샤리프는 「로마 제국의 멸망(1964)」과 「마르코 폴로의 대모험(1965)」, 「칭기즈칸(1965)」 등의 영화에서 잘생기고 피부색이 어두운, 명백한 '외국인' 배우를 요구하는 조연 역할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데이비드 린은 「닥터 지바고(1965)」의 타이틀 롤을 맡김으로써 그가 다시 한 번 세계적인 스타덤에 도전할 기회를 주었다. 줄리 크리스티와의 낭만적인 연기는 그가 섹시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주연 남우로 확실히 자리잡게 해주었다.

그는 「고귀한 사랑(1968)」과 「타마린드 시드(1974)」 그리고 특히 「퍼니 걸(1968)」과 그 속편 「퍼니 레이디(1975)」에서 비슷한 유형의 역할을 연기했지만 「덕터 지바고」만한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그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사랑의 불꽃을 튀기는 뒤의 두 편은 한동안 그의 인기를 뒷받침해 주었지만, 좋은 작품에 출연할 기회는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다. 샤리프는 경력의 후기를 무척 당황스러운 「오 헤븐리 독(1980)」을 비롯하여 수준에 못 미치는 역할과 기억에 남지 않는 영화들로 흘려보냈다. 한때 프로 브리지 선수였던 샤리프는 메이저 게임과 일정이 겹치면 촬영을 연기하고 게임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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