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1975년 논문에서 블랙홀이 만들어지면 에너지를 방출하기 시작하며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를 통해 질량을 상실한다고 주장했다.

호킹은 블랙홀도 빛이나 입자를 복사할 수 있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보여주었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에 따라 아주 작은 양자요동이 끊임없이 생겨났나 사라진다. 쉽게 말해 진공에서 입자와 반입자가 끊임없이 같이 생겨났다 같이 없어지는 것으로 블랙홀과 그 주변에서도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호킹은 생각했다.

그런데 반입자가 강력한 중력의 영향 아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고 입자가 상호 소멸에 영향을 받지 않고 남아있다면, 블랙홀이 반입자를 끌어당기고 입자를 방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경우 블랙홀에서는 빛이 나올 수 있으며, '호킹복사'라고 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호킹 복사는 비가역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빨려들어간 정보는 다시 방출되지 않으며 블랙홀이 에너지를 모두 방출해 소멸하면 함께 사라지게 된다. 블랙홀은 질량과 운동량, 전하 등의 극히 제한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만 안으로 빨려들어간 물질에 대해서는 정보를 방출하지 않기 때문에 블랙홀이 에너지 방출을 다해 사라지게 되면 이런 정보도 함께 사라진다는 것.

그러나 호킹의 이 이론은 입자와 입자가 상호작용을 통해 흡수, 붕괴된다고 하더라고 정보손실은 있을 수 없다는 양자역학의 기본원리에 반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양자역학에서는 입자가 다른 입자와 상호작용시 진로가 변경되거나 흡수 또는 붕괴된다고 하더라도 가역적이어야 하며 정보손실이 있을 수 없다.

이에 대해 호킹은 극도로 강한 중력장이 양자역학을 따르지 않는 '특별한 자연 현상'을 만들어냈을 수 있다고 반박해 왔다.

그러나 호킹은 2004년 7월 21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제17차 일반 상대성과 중력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블랙홀의 정보 패러독스'라는 주제의 연설을 통해 그는 "블랙홀이 일방통행이 아니라 빠져들어간 정보가 방출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고 밝혀 그동안의 자신의 이론을 뒤집었다.

이는 1997년 2월 호킹이 미 캘리포니아공대의 프레스킬(Preskill) 교수와 블랙홀의 정보가 복구되는지 여부에 대해 백과사전 내기에 따른 것으로, 더블린에서의 연설 후 호킹박사는 프레스킬 교수에게 크리켓 백과사전을 선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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