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뿔의 기능은 전투 시 공격이나 방어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슴은 수놈만 뿔이 납니다.(순록은 황당하게 암놈도 뿔이 납니다. 그래서 순록의 뿔은 녹용으로 쓰지 않습니다.) 가을이 되어 발정기가 되면, 나뭇가지처럼 자랄대로 자란 뿔이 무기가 되는데, 날카로운 뿔을 들이대고 머리를 휘저으며 싸우는 거지요. 사슴들이 뿔(角)로 다투어(逐) 싸운다(戰)고 하여 ‘각축전’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가장 강한 놈이 정해지고 나면 사슴무리에는 평화가 찾아오고 짝짓기가 시작됩니다. 사슴뿔은 동물의 머리에 난 일년생 식물과 같습니다. 각축전이 끝난 다음, 나뭇가지처럼 날카롭게 펼쳐졌던 뿔은 저절로 떨어져 버립니다. 그리곤 평화스러운 겨울을 보냅니다. 봄이 되면 풀처럼, 나무처럼 사슴뿔의 새순이 돋기 시작합니다. 아기 주먹처럼 뭉툭하게 솟아오르던 부드러운 뿔은 여름을 거치며 두 개, 세 개, 네 개 이상의 가지로 펼쳐지며 점차 단단하게 골화됩니다. 그러다가 가을 발정기가 되면 창처럼 날카롭고 단단해져서 각축전을 시작하게 되는 겁니다. 사슴의 머리에 일 년을 주기로 나무가 자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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