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격렬한 언쟁이나 혹은 장난기 가득한 농담이 끝난 후에야 놓친 순간을 후회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종종 '그때 이렇게 말했으면 좋았을 것을'이라고 안타까워하는 순간들이다. 이러한 상황을 이르는 프랑스 말이 있다. 바로 '사후의 지혜'를 뜻하는 "Esprit de l'escalier"로 가령 나중에 생각난 재치 있는 말로 풀이될 수 있다. '마음, 정신'을 뜻하는 '에스프리(esprit)와 '계단'을 뜻하는 '에스깔리에'(escalier)를 합친 말이다. 이 용어는 18세기 프랑스 작가이자 철학자인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가 1773년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디드로는 당시 자크 네케르 재무총감과 만나 대화를 나눴는데, 이때 네케르의 말에 제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는 것. 그리고 이후 계단에 이르러서야 다시 한번 분명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열띤 논쟁이나 대담, 혹은 재밌는 대화로 흥분 상태에 이르면 어설픈 대응으로 자칫 분위기를 망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일컫는 독일어로 'Treppenwitz'라는 말이 있다. 이 말 역시 나중에 생각난다는 개념이지만,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후회한다는 면에서 정반대의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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