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리소는 붉은 벽돌색을 띠는 스페인의 소시지로, 돼지고기와 비계, 마늘에 피멘통을 섞어 만들어 독특한 향과 색을 지니고 있다. 초리소의 기원은 스페인에서 돼지고기 저장법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중세시대로 추정된다. 초리소는 모양, 두께, 길이, 지방의 함량, 훈제 여부, 매운 정도, 첨가된 허브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뉜다. 매운맛의 초리소는 초리소 삐칸테(picante), 단맛이 나는 것은 초리소 둘체(dulce)라고 한다. 소금에 절여 건조시킨 초리소는 잘라서 애피타이저로 바로 먹을 수 있지만, 속이 부드러운 상태의 초리소는 반드시 익혀서 먹어야 한다.

초리소(chorizo)는 “소금에 절인”이라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 ‘살시치움(salsicium)’에서 유래되었다. ‘살시치아(salsiccia)’는 스페인어로 ‘소시지’를 통칭하는 의미로 쓰인다.

스페인에서 돼지고기의 다양한 저장 방법이 고안된 것은 고대부터이나, 대중화된 것은 중세시대 이후이다. 14세기 중반 흑사병으로 인해 유럽의 인구가 급감했다가 다시 증가하면서 고기를 장기 보관하는 방법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15세기부터 유럽 각국에서 동방의 향신료 무역과 기독교의 전파 등의 이유로 신항로 개척에 힘쓰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장기간의 항해를 시작하면서 육가공법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1726년 스페인 왕립 어학원에서 초리소를 ‘돼지의 소장에 다진 고기(주로 돼지고기)를 양념해 채워 넣은 후 염장하고 훈제한 소시지’로 정의한 기록이 있는 점으로 미루어 그 이전부터 초리소를 먹어왔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초기 가공법에는 피멘통이 사용되지 않았으므로 당시에는 오늘날의 초리소처럼 붉은색을 띠지는 않았을 것이다. 1493년 남아메리카를 다녀온 콜럼버스(Columbus)가 스페인에 가져온 파프리카는 엑스트레만두라(Extremandura)에서 처음 재배되었고, 이후 빨강 파프리카를 말려 가루로 만든 피멘통을 요리에 이용하게 되었다. 파프리카는 고추의 변종으로 매운맛이 없고 단맛이 강하다.

초리소는 스페인과 포르투갈뿐만 아니라 두 나라의 식민지였던 멕시코,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우루과이 등의 남미 국가들에도 전파되었다. 남미에서 초리소를 만드는 기본 재료는 스페인과 비슷하지만 첨가하는 향신료는 국가마다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피멘통을 넣는 반면, 멕시코에서는 고춧가루를 넣는다. 우루과이의 초리소는 매우 짠맛을 지니며, 마늘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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