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낙원

영국의 시인 밀턴의 장편 서사시.

12권(초판은 10권). 1667년 간행. 구약성서를 소재로 아담과 하와의 타락과 낙원추방을 묘사하여 인간의 ‘원죄’를 주제로 하고 있다. 작자는 1640년경부터 일대 서사시를 쓸 뜻을 가지고 있었으나, 정치적 위기로 집필할 기회를 잃고, 근 20년 동안 청교도혁명에 휩쓸려 시국적인 논쟁에 정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가 참여한 공화제가 실패하고, 그 자신도 실명(失明)하여, 불운에 빠지게 되자, 다시 시작(詩作) 활동을 결심, 이 웅대한 규모의 작품을 구술(口述)로써 완성하였다. 서사시라는 일정한 형식에 인간의 원죄와 구원의 가능성이라는 내용을 담는다는 어려운 과제를 작자는 훌륭하게 완수하였다.

1,2권에서는 신에 반역하여 지옥에 떨어져, 낙원에 사는 아담과 하와를 유혹하여, 복수하려는 ‘사탄’을 그렸고, 3권에서는 천상(天上)의 소식, 4권에서는 에덴 낙원의 축복을 노래하였다. 5∼8권에서는 천사 라파엘이 아담에게 사탄의 반역과 천지창조의 전말을 이야기하여 경고하지만 인류의 시조 하와는 9권에서 뱀으로 변신한 사탄의 유혹에 지고 만다. 10권에서는 죄를 진 후에 찾아오는 재화(災禍), 11∼12권에서는 인류의 역사와 구원의 예언에 관한 것이 묘사되며, 아담과 하와는 신의 섭리를 믿으며 낙원을 떠난다.

전편을 통하여 작자의 강렬한 상상력이 충만되고 섬세 ·정확 ·장중한 무운시(無韻詩)를 마음껏 구사하고 있다. 작자는 이 작품에 의하여 셰익스피어 다음가는 대시인이라는 지위를 얻었다. 밀턴은 이 작품에 이어 《복낙원:Paradise Regained》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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